택배기사들이 푸대접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. 일부 아파트에서는 택배기사들의 엘리베이터 사용이나 주차장 사용을 제한했다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. 이런 가운데 한 기업에서 택배기사들에게 “엘리베이터가 늦어 죄송하다”면서 공짜 주스를 먹고 가시라는 공지사항을 붙여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 미담으로 전파되고 있다.

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기업의 대표가 택배 기사에게 전하는 안내문이라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. 안내문에서 회사 대표는 “택배기사님! 저희 엘리베이터가 좀 많이 느립니다. 기다리다 지쳐 계단으로 뛰어 올라 가시기도 하고.. 그럴 때면 많이 답답하시죠? 올라가시기 전에 미리 카페에서 과일주스 한잔 주문하시고 올라가세요! 시원한 과일주스 한잔 드시고 조금이나마 파이팅~하는 날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. 계산은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”라고 적었다.

이 글을 올린 사람은 여행사 ‘여행박사’ 대표 황주영씨. 황 대표는 여행사의 특성상 택배 발송 및 수신 업무가 많은데 더운 여름날 느린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택배기사들의 고충을 목격한 대표가 직접 안내문 게시를 제안했다고 한다.

 

2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황 대표는 “택배 기사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해 마음이 좋지 않았다”면서 “택배 기사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배달을 하는데 물 한 잔만 간신히 먹고 가는 것이 좀 안타까워 1층 카페의 주스값을 내가 내게 됐다”고 말했다.

사실 이 제도는 올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시작됐다. 현재도 음료를 제공하고 있냐는 질문에 황 대표는 “사실 여름 더위에 지친 택배 기사님들을 위해 시작했는데 여름이 끝나갈 즈음 되니 추석이 시작되더라”면서 “겨울이 됐다고 해서 그만하기엔 마음에 걸려 계속 하고 있다”며 웃었다.